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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직 후 도저히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던 두렵고도 두려운 시간을 지나왔다. 이제 다음 달이면 1년차가 되는 것이다. 그 동안의 내 심정을 고백하면, 일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겨 망망대해를 오가는 통나무 같았으며, 바위 섬에 몰아치는 차가운 바람과도 같았다. 석사 입학 시험 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며 한 없이 초라해졌던 그 기분을 다시 느껴야만 했다. 나보다 태국어를 못하는 동료를 보면서 안도할 틈도 없었다. 어린 교민 친구들이 치고 올라오며 언제고 내 밥그릇을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옥죄기 시작했다.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은 보이지 않는데 뒤에서 밀려드는 파도는 어찌나 등살을 이렇게도 차갑게 적시는지.
참으로 감사한 1년이었지만 그러나 지난 1년은 참으로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예전 선배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입사 첫 해 듬성듬성 올라오는 공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한국인도 많았으며, 내가 보건데 지난 1년 퇴사하는 태국인은 더욱 많았다. 한국인들은 그래도 인고의 시간에 익숙한 탓도 있고 버티지 못하면 경력에 빵꾸가 나니 지독히도 고통스러움에도 없는 이유라도 만들어 버티는 것이다. 그러나 태국인들에게 경력단절이니 이력에 빵구라니 하는 사회적 금기는 딱히 유효한 것 같지 않다. 어쩌면 우리 한국인들이 너무나도 오랜 시간 인고라는 주제에 익숙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태국에 일하러 오는 철딱서니 없는 후배들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또한 아무말도 나는 할 수가 없다. 다만 내가 해야할 일을 점검하고 끊임 없이 나를 채찍질하며 나아가야할 뿐이다. 나를 정의하는 수많은 수식어들이 있는 가운데, 대기업에 이직하면서 잃어버린 나의 개성이 참 많다. 그러나 잃어버린 것들 가운데 내가 새롭게 채울 수 있는 것이 있음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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