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 주말의 창가는 한 없이 청초하다. 바야흐로 3월이다. 사시사철이 뜨거운 이곳은 벚꽃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하는 시인의 정서는 없다. 삼월 온 몸에 새 순 돋고 꽃샘바람 부는 긴 우주에 앉아 진 종일 편안하다는 따스함도 없다. 한 낮의 입천장은 어쩌면 이다지도 청명한지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다. 나는 밤낮 없이 매일을 이 파랑 속에서 항해하며 바람이 닿는 어딘가로 향한다. 숭고함 가운데서도 어딘가 불쾌하다. 시간의 주는 냉정하기 그지 없어 매일 일어나 매일 주어진 의무 앞에 경배하고 정해진 시간에 잠들어야 하는 나는 외롭다. 그러나 게으름과 두려움을 혐오하시는 나의 주께서는 불평과 하소연을 허락하지 않으시니 나는 침묵하는 가운데 마음 속에 들끓는 유황을 숨긴다. 주말 없이 이렇게 필사적으..

요즘 내 상태는 말이 아니다. 업무가 너무 많은데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서 무엇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인력 감축과 연말 승진으로 인해 전에 하지 않았던 일까지 맡게 되면서, 매일 낯선 것들과 씨름하고 있다. 평소 잘 듣지 않던 장르의 노래는 어쩐지 마음이 가지 않는다. 노래조차 그러한데, 하물며 일은 어떻겠는가. 하지만 돈 받고 하는 일은 마음가짐이 달라야 한다. 하기 싫다고 안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어떻게든 스스로를 다독이며 해내야 한다. 게다가 퍼포먼스 평가까지 신경 써야 하니, 피곤하지 않을 수 없다. 거의 2주째 휴일에도 출근하고 있다. 근무일과 휴일의 경계가 사라져 삶에 낙이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야 할 때조차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러다 보니 일할 때도 집중..

지난 주 한국에 다녀왔다. 한 겨울에 가는지라 날이 많이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연말이란 굽이쳐 흐르는 유구한 시간이 공간화되는 중요한 국면이다. 이로써 나는 지난 해 무엇을 하고 살았으며, 그 결과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언급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이와 같이 문을 닫는 행위로서 가두리치는 힘이 없으면 살긴 사는데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갈무리하여 이야기할 수 없게 된다. 언어 활동으로 비유하자면 굽이쳐 흐르면서 작은 알갱이로 흩어지는 매일의 삶은 발화다. 오직 이것에서 저것으로 변화하고 있으면서 동시에 하나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잘게 쪼개지기만 할 뿐이다. 발화라는 것은 운동성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정되지 않고 나아가기만 할 뿐이며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으로 ..

벌써 연말이다. 한국은 날씨가 오락가락한다는데 여기는 여전히 덥다. 체감상으로는 가장 더울 때다. 일이 많아서 그렇다. 가장 분주한 때다. 휘몰아치는 이 시기가 되면 내 마음도 분주하고 정신이 없다. 작년 이맘 때 진짜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올초 새로온 주재원이 그게 뭐 그렇게 힘든 일이였냐며 웃더라. 진짜 한대 치고 싶었다. 맞으면 안아파요? 물어보고 싶었다. 얼마나 힘들었냐면 진짜 천장에 목 매달고 한참 바등거려도 그것보다는 덜 아플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결국 누구든 자기 일이 아니면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체감이 안되는 것이다. 작년에 우리 부장님하고 주재원 두명이서 나한테 연말 중요 과제를 맡기고 셋이서 수수방관하고 있을 때 정말 너무 괴로웠다. 내가 보기엔 셋이서 기싸움한게 아닌가 싶다...

이제 10월, 바야흐로 가을이다. 올 한해를 시작한지 엇그제 같은데 벌써 추수의 계절이다. 이 시기 낫을 든 시간의 군주는 어디에나 중심이 있으며 그 둘레는 한계없는 모습으로 모든 것을 수확한다. 회사에는 조금 죄송한 말이지만 9월 한달 내 사색에 잠겨 업무 시간을 보냈다. 9월 중순이 지날 즈음에 나는 사고한 내용들을 모두 긁어모아 한장의 결과물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있었다. 퇴근하고 나면 컴퓨터 앞에 앉아 내가 아직 알지 모르는 현상들과 씨름하며 사고를 한계의 끝까지 몰아세웠다. 정신의 지평을 넓히는 일이란 얼마나 지난하고 고된 일인가? 하지만 고통없이 확장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서 나는 싸구려 힐링책들이 싫다. 그 내용이 어떤 부분에서는 참되다 할지라도 내면의 성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

암사자가 어둠을 달리는 7월이다. 능선을 지난 태양이 저 산맥 너머로 내려앉는 시기이다. 이제 이 시기가 지나면 각자를 실은 태양배는 쏜살같이 한해의 마지막으로 나아갈 것이다. 시간이란 처음과 끝이 아니라 내내 변화하고 운동하는 것이다. 구조주의 언어학으로 보자면 문장 안에서 각 단어와 단어가 관계를 맺고 나열되는 것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관계를 맺고 나면 거기에 따라 우리는 이름을 붙인다. 시간에 따라 공간이 기획되는 것이다. 그것이 품사다. 그렇게 구조화되는 품사가 태국어 구조주의 문법에서는 스무가지가 넘어간다. 전공자들이라면 이 내용을 필히 알고 있어야 나중에 공부하는데 해매지 않는다. 7월에는 짧은 휴일이 많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 달에는 어디론가 꼭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
- Total
- Today
- Yesterday
- [문서번호: 200527 เสี่ยงตกงานพุ่ง : คอลัมน์ วงล้อเศรษฐกิจ]
- [문서번호] 200505 เหตุผลผลักดัน TikTok สู่การเป็นแพลตฟอร์มมาแรงแห่งยุค
- [문서번호] 200505 'Community Marketing' เมื่อ Human Touch ในโซเชียลคึกคัก
- [문서번호] 200527 ยุโรปเริ่มผ่อนคลายมาตรการโควิด-19 เพื่อเอื้อธุรกิจท่องเที่ยว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